6. <한국맥도날드 햄버거병 피해아동의 어머니 최은주님의 편지>
안녕하세요, 오랜 고민 끝에 절박한 마음을 담아 도움을 요청하고자 합니다.
전 맥도날드 해피 밀 세트의 불고기 버거를 먹고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의 후유증인 ‘용혈성 요독 증후군‘으로 신장 기능을 잃은 피해아이 엄마 최은주 입니다. 아이의 신장은 90%의 기능을 잃어 현재는 복막을 뚫고 넣은 관으로 매일 밤 10시간에 가까운 복막투석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매일 관 삽입한 부위 소독과 그 외 여러 가지 ‘신장관련’ 질병들에 고통 받으며 견디고 있는 아이를 볼 때면 정말 시간을 되돌려 ‘그 날’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뿐 입니다. 올해 아이는 7살... 평생 이런 생활을 반복하며 살아야 합니다. 복막 관으로 인해서 샤워도 겨우 하고 그렇게 좋아했던 물놀이와 통 목욕, 수영은 꿈도 못 꿉니다. 신장이식도 소아환자이기에 평생 몇 번이 필요할지 예상도 어렵고 더구나 성공률도 그 닥 높지 않다고 합니다. 정말 건강한 아이가 아니었다면 신장투석, 심장마비, 폐와 간 손상, 췌장염, 뇌 경련 발작과 뇌손상까지, 이 모든 것들을 이겨내지 못했을 거라고 담당 의료진들이 얘기할 정도로 많은 고비를 넘겼습니다.
이 모든 지옥은 ‘그 날’-2016년 9월 25일, 집 근처 맥도날드 매장을 찾아 어린이 메뉴인 ‘해피 밀’세트 2개를 주문함으로부터 시작 됐습니다. 아이가 병원에 입원한 초반부터 한국 맥도날드, 미국 맥도날드, 경찰서, 보건소, 식약처, 질병관리본부 등 여러 곳을 연락해 아이의 상태를 알렸지만 의료인, 전문가가 아닌 ‘아픈 아이의’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었으며, 정말 간절히 원했던 정부차원의 역학조사를 위한 ‘신고’도 의사가 아닌 ‘엄마’로서는 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2017년 7월 맥도날드를 ‘형사 고소’를 한 이유는 맥도날드의 너무나 무책임하고 비도덕적인 행태를 사법기관에 호소하여 제대로 조사를 받기 위함 이었습니다. 고소 후 검찰의 ‘압수수색’에서 드러났듯 그동안 의사들에게서만 들었던 ‘장출혈성 대장균’, ‘PCR- 균 배양검사’ 그리고 ‘시가 독소’란 단어들이 맥도날드 본사와 패티 납품업체의 외부의뢰 검사와 자체 품질검사결과에서 ‘양성’으로 여러 번 나왔지만 묵인하고 모두 납품 판매 되었다는 사실이 압수수색 후 언론 기사들을 통해 읽었습니다. ‘이제 모든 게 밝혀졌구나...’했었는데 7개월 후 검찰의 발표는 너무나 실망적 이었습니다. ‘직적접인 인과 관계 증거 불충분’이 ‘불기소’ 이유였습니다. 왜 아픈 아이는 ‘직접적인 인과 관계 증거’가 될 수 없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불가했습니다.
또 2017년 8월에는 맥도날드가 ‘불고기 버거‘에서만 기준치 이상의 식중독균이 나온 소비자원의 검사발표 공개를 막으려다 실패한일도 있었습니다. 같은 해 9월, 전주에서 불고기 버거를 먹은 9명이 장염증세로 병원치료를 받은 일도 있습니다. 맥도날드는 불고기 버거 판매를 중단 했지만 이 또한 소비자들의 건강을 염려함이 아닌 증거들을 없애기 위한 조치가 아니었는지 그 동안 그 들의 행태를 겪어온 저로서는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불과 몇 주 전인 2018년 11월 27일, 맥도날드의 납품업체였던 맥키 코리아의 5시간여의 공판에서 3명의 공무원들의 증인신문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의혹들로만 의심되던 점들이 증인들의 입을 통해서 밝혀지기 시작했습니다.
2016년 6월 30일, 당시 세종시 가축위생 연구소의 맥키 코리아 품질검사 담당 공무원은 맥도날드에 납품되는 패티에서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되어 유통/판매 ‘부적합’을 업체에 알렸고, 맥키 코리아는 바로 그 다음 날인 7월 1일에 ‘재고 없음’과 모든 맥도날드 매장에서는 이미 문제의 패티들이 ‘모두소진’되었다고 담당 공무원에게 알렸습니다. 맥도날드는 전국 400개 이상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데 단 ‘하루‘ 만에 모든 제품의 재고가 파악이 되었다고요?? 가능합니까??
납품업체 측의 통보를 받은 후 식약처는 필수절차로 생각되는 공무원의 납품업체와 유통업체, 그리고 전국 400여개의 맥도날드 매장들의 ‘현장조사’를 통해 업체 측의 통보가 확실한 건지 확인 했나요?? 증인으로 나온 당시의 담당 공무원은 ‘현장조사’는 안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장출혈성 대장균’오염에 노출된 패티들이 납품업체에 재고가 없고 또 전국 400여개의 매장에서 ‘모두소진’되었다면 ‘균’이 검출된 검사결과와 문제된 제품의 ‘회수계획’ 사실을 사회에 ‘공표’하는 것이 ‘면책’된다는 사실도 7월 1일에 공무원이 맥키 코리아 측에 알려줬으며 맥도날드에도 이러한 사실들이 전달되었다고 합니다.
그 동안 ‘분쇄육’으로 분류되어 품질‘검사’가 필수였던 패티를 ‘포장육’으로 변경신고하면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품질검사‘마저도 ‘면제’된다는 사실을 업체 측에 알린 것 도 당시 담당 공무원 이었다는 진술을 들으며 전 미어져오는 가슴을 붙잡고 눈물만 흘렸습니다.
맥도날드는 여러 차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장출혈성대장균’과 ‘시가독소’ 검사결과 ‘양성‘인 패티들을 납품받고 또 버거들로 만들어 판매하여 몇 백여 억 원 어치의 이득을 취한 정황들이 검찰의 압수수색에서 명백히 드러났으며,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법으로 만들어 놓은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식품위생법‘도 위반하였습니다.
저는 분명 철저한 ‘재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아이는 세계적 식품기업인 맥도날드가 만들고 홍보한 어린이 메뉴인 ‘해피 밀’ 세트를 먹고 영구적인 장기손상으로 신장장애2급인이 되었습니다. ‘장출혈성대장균’, ‘시가 독소’는 사람의 목숨도 위협하는 치명적인 병원성 균과 독소로 많은 사람들이 자주 먹는 세계적 기업의 식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또 저희 같은 ‘사고‘를 당해 ’고소‘를 해도 아무런 제제를 받지 않고 ’직접적인 인과관계 증거 부족‘을 이유로 ’면책권‘을 준다면 앞으로도 비극은 계속 될 것입니다.
제발 맥도날드 ‘형사 고소 재조사’가 시작될 수 있도록 같이 힘을 모아 주세요. 제 개인의 목소리는 너무 작고 약해서 여러분들의 힘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9년 1월 18일
‘햄버거병’ 피해아이 엄마, 최은주 올림
7. 용어 설명
- 장출혈성 대장균 bit.ly/2Dh526f
: O-157, O-26, O-111 등 생물학적 변이를 일으킨 병원성 세균으로 베로톡신(= 시가독소) 등 치명적인 독소를 지니고 있다.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은 주로 6-9월에 걸쳐 발생하며 오염된 식품, 특히 갈아 만든 쇠고기(햄버거)나 우유에 의해 경구 감염이 일어나고 피부 접촉 등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직접 감염과 식수 등을 통한 수인성 감염도 일어난다. 치사율이 유아 10%, 노인 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환자는 1983년 미국에서 최초로 발생했으며, 설익은 햄버거 등을 매개로 현재 미국에선 매년 2만명 정도가 감염돼 250명 정도가 사망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96년에 12,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이 중 12명이 사망하였다. 주요 보균동물인 소의 소화기 내에서는 독성을 나타내지 않으나 사람한테 감염됐을 경우 설사, 혈변, 복통 등을 일으킨다. 그리고 감염자의 10%는 신장이 손상되어 불순물을 제대로 걸러주지 못해 독이 쌓이는 용혈성 요독증을 앓는다. 2000년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은 제1군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되었다.
- O-157 bit.ly/2B1Ukiz
: 병원성대장균의 일종으로 식중독의 원인균. 대장균 표면에 위치한 단백질 O항원의 여러 혈청학적 타입 가운데 157번째로 발견된 것에서 붙은 명칭이다. 햄버거용 쇠고기에서 자주 발생하는 이 균은 10개만 있어도 오염을 일으킬 만큼 전파력이 빨라 오염된 칼이나 포크로 육류를 찌르는 순간 오염된다. 오염된 물이나 식품을 통해 옮겨질 뿐, 공기나 사람 사이에서 전파되지는 않는다. 감염되면 베로톡신이란 독소가 발생되어 복통과 발열, 피 섞인 설사 등의 초기 증세가 나타난다. 대부분 6∼8일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치유가 되지만, 이 중 5% 가량은 적혈구가 파괴되고 오줌을 제대로 누지 못하는 용혈성 요독증(HUS)이라는 합병증으로 발전한다.
- 용혈성 요독 증후군(=햄버거병) bit.ly/2SW5uME
: 장출혈성대장균에 감염된 뒤 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생기는 질환.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의 가장 심한 증상으로 신장이 불순물을 제대로 걸러주지 못해 독이 쌓여 발생한다.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환자의 2∼7%에서 발병한다. 설사를 시작한 지 2∼14일 뒤에 오줌 양이 줄고 빈혈 증상이 나타난다. 몸이 붓고 혈압이 높아지기도 하며 경련이나 혼수 등의 신경계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성인보다는 유아나 노인, 발열이나 출혈성 설사가 있는 환자에게 많이 발생하고, 특히 지사제나 항생제를 투여받을 때 발생빈도가 높다. 용혈성빈혈과 혈소판감소증·급성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나타나는데, 사망률이 발생환자의 5∼10%로 알려져 있다.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의 임상증상이 1주일 정도면 후유증 없이 치료되는 것에 비하여 이 증후군 환자의 약 50%는 신장 기능이 손상되어 완전하게 회복하기 어렵다. 투석과 수혈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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