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언론보도

[베이비뉴스] 아이를 아프게 만든 건 '골든아치' 상표권이 아니다

[스토리뉴스] '햄버거병' 아동 엄마 최은주 씨, 한국맥도날드 본사 앞 1인 시위

http://www.ibab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7075


미국 맥도날드는 "한국맥도날드가 사용하고 있는 상표인 골든아치의 상표권은 현재 맥도날드 인터내셔널 프로퍼티 컴퍼니로 이전됐기 때문에 햄버거병과 관련해서 맥도날드 코퍼레이션과 한국맥도날드는 법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3년 전인 2016년 9월 25일 당시 네 살이었던 최은주 씨의 큰딸은 점심으로 불고기버거 하나를 다 먹었고 장출혈성대장균 감염 후유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 햄버거병에 걸렸습니다.

최은주 씨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맥도날드를 고소했지만, 검찰은 햄버거병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생겼다는 걸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난 2018년 2월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이 사건은 여러 언론을 통해 수차례 알려져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벌써 3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맥도날드는 고통을 받고 있는 아이와 가족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았으며, 최근 맥도날드 본사는 자사 햄버거를 먹은 후 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은 아동에 대해 배상 책임이 없다고 다시 주장했습니다.

◇ 맥도날드 본사, '골든아치 상표권 넘겼으니 본사 책임 없다' 주장


최은주 씨가 한국 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4월에 진행된 공판에서 미국 맥도날드는 "현재 한국 맥도날드가 사용 중인 상표인 골든아치의 상표권은 2007년 맥도날드 인터내셔널 프로퍼티 컴퍼니로 이전됐기 때문에 자사 햄버거를 먹은 후 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은 아동에 대해 맥도날드 코퍼레이션과 한국 맥도날드는 법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으니 배상 책임이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달 26일 서울지방법원 민사20부에서 열린 미국 맥도날드 코퍼레이션, 한국 맥도날드, 맥키코리아, 키스톤푸드 등 4사 대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관련 재판에서, 미국 맥도날드 측은 상표권 관련 증거서류를 추가하며 "원고가 맥도날드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한 부분을 기각해야 한다"고 또 다시 주장했습니다.

◇ 맥도날드 제품을 먹었지만 맥도날드 제품이 아니다? 황당한 피해아동 가족들


한국 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최은주 씨에게 한 외국인 가족이 다가왔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1일 한국 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최은주 씨는 30도가 웃도는 폭염주의보가 내린 더운 날씨 속에서 1인시위를 이어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 외국인 가족이 주위를 서성거리다 말을 건넸습니다.

외국인들에게도 당연히 맥도날드는 익숙한 패스트푸드 브랜드이기 때문인지, 어떤 이유에서 이런 날씨에 여기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지 상당히 궁금해 하는 눈치였습니다.


외국인 가족들은 최은주 씨와 햄버거병의 발병 상황, 아이의 현재 상태까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최은주 씨가 지나가던 외국인 가족들과 현재 상황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더운 날씨에 연신 휴대용 선풍기를 얼굴에 들이대던 외국인 가족들. 몇 가지만 물어보고 지나갈 줄 알았던 외국인 가족들은 생각보다 긴 시간 동안 자리에 머물며 최은주 씨와 얘기를 나눴습니다.

아이가 어떻게 ‘용혈성요독증후군’(HUS), 햄버거병에 걸렸는지, 현재 건강 상태는 어떤지, 최은주 씨는 누구의 도움 없이 차분하게 외국인 가족들과 이야기를 이어 나갔습니다.

◇ 골든아치에 관한 얘기를 들은 외국인 가족들의 반응 "어처구니없다"


골든아치 상표권에 관한 얘기를 들은 외국인 가족들은 "어처구니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특히 외국인 가족들은, 골든아치 상표권과 관련해 '현재 맥도날드 본사는 햄버거병에 대해 법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어 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는 상황에 대해 "어처구니없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상표 맥도날드


최은주 씨의 앞에 놓여 있는 맥도날드 제품들. 맥도날드의 상표인 골든아치가 찍혀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식당업 상표 중 가장 오래된 상표는 무엇인지에 관한 기사들이 있었습니다. 한 냉면 전문점이 현존하는 국내 식당 중 가장 오래된 상표 보유권자라는 타이틀을 차지했지만, 외국 상표를 포함하면 맥도날드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업 상표라고 합니다.


여전히 대한민국의 많은 시민들은 맥도날드를 이용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그만큼 긴 세월 동안 우리에게 친숙해진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맥도날드, 그리고 m자 모양의 골든아치. 하지만 이제 와서는 상표권을 이유로 자신들과 상관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치하는엄마들 강미정 활동가가 맥도날드 본사 근처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맥도날드에서 구매한 영수증과 제품 포장지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골든아치가 찍혀 있어요. 맥도날드 본사의 이런 식의 책임 회피는 윤리적, 도덕적으로 부적절합니다. 상표권을 넘겼다는 이유 하나로 본사의 책임은 없다니…. 이해가 안 되고, 많은 국민들은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우리에게 친숙한 m자 모양의 골든아치.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재판부는 미국 맥도날드 본사 측의 서면 주장을 접수한 후 "피해 아동에 대한 신체 감정결과가 나올 때까지 변론을 연기하겠다"라며, "감정 결과가 나온 후 변론 날짜를 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은주 씨는 여전히 맥도날드와의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